글 작성자: 디자이너 백

해요체와 하십시오체 차이점은?

UI 텍스트에서 상대높임법은 사용자와 서비스의 관계를 정립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근래 친근함을 이유로 UI텍스트에서 반말 또는 평어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예외 케이스이다. 대부분은 UI텍스트에서 높임말인 해요체와 하십시오 체를 사용한다. 

해요체와 하십시오체는 한국어 UX라이팅의 보이스 및 톤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두 종결 표현의 사용 비율과 빈도가 서비스 성격 표현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를 사용 양태가 격식성, 공식성, 브랜드 퍼소나, 서비스가 상정한 사용자 퍼스나, 그리고 그 둘 사이의 권력 위계를 선명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해요체와 하십시오체 사용은 발화자와 청자의 관계, 발화 맥락이 어떠한지에 따라 그 공식성과 친근성이 미묘하게 다르게 해석되는 경향이 있다. 높임이나 두루높임을 쓰더라도 발화 당시의 높낮이, 장단, 억양 등이 해석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해요체 하십시오체
~이에요, ~할래요 ~합니다, ~하겠습니다.
  • 비공식적으로 사적인 상황에서 쓰이는 두루높임 비격식체
  • 어린이 같고, 비전문적이고, 감성적이고, 따뜻하고, 부드럽고, 친근하고, 사적이고, 상대와 거리를 좁히려는 느낌
  • 공식적이고 전문적인 상황에서 쓰이는 아주 높인 격식체 
  • 어른스럽고, 이성적이고, 전문적잉고, 냉정하고, 건조하고, 딱딱하고, 공적이고, 상대와 거리를 유지하려는 느낌 

 

해요체와 합시시오체를 적절하게 활용하여 원하는 보이스나 톤을 구축하는 것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그 이유는 이들 문체에 위에서 설명한 두 가지 성격이 끈끈하게 결합되어있기 때문이다. 해요체는 두루높임+비격식성, 하십시오체는 높임+격식성을 띤다.

 

해요체를 쓰면 사용자가 정말 친근하게 생각할까?

"해요체"는 친근하고 친절하다 라는 명제는 잘못된 것이다. 사실 해요체는 친근함과 관련이 없다. 서비스가 어떻게 말하느냐가 사용자와 서비스 사이의 진정한 친밀도를 결정하지 않는다. 서비스와 사용자가 서로 친근한지 아닌지는 온전히 사용자의 마음에 달렸고, 이들 사이의 신뢰는 서비스에 대한 좋은 경험이 어느 정도 축적되고 나서야 성립될 수 있다. 

오히려 UX가 엉망인 서비스가 해요체만 고집하면 정리되지 않아 정신없고 전문성 없는 미성숙한 브랜드 이미지가 사용자에게 각인될 위험이 크다. 해요체를 많이 써서 사용자 서비스 사이에 말랑말랑하고 사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하는 것은 서비스 제작자의 욕망일 뿐이다. 사용 상황과 관계에 대한 고민 없이 보이스와 톤을 상관하지 않고 해요체만 고집할 경우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답은, 두 문체를 상황에 맞게 적절히 섞어서 사용해야 한다.

눈으로 읽지 말고, 소리를 내어 읽어본다.
텍스트 성격과 제시 맥락을 고려할 때 어느 쪽이 더 적절한가?
어미에 집중해서 볼 때 어느 쪽이 덜 심심하고 기계적인 중복성이 덜한가?
문제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지는가?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까?

1. 결합된 해요체 사용하기

사용자에게 무언가를 부탁하거나 요구할 때 사용. 이 때는 보조용언(주다, 보다 등)을 곁들인 해요체를 쓰는것이 좋음
보조동사와 해요체가 결합한 '해주세요', '해보세요' 형태는 해요체로만 쓰는 명령어 '하세요'보다 덜 권위적이고 부드럽게 청유하는 뉘앙스를 갖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요청 및 권유 문장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2. 어휘 난이도 설정하고 문장 길이를 조절하기

사용자는 이 서비스가 얼마나 나를 배려하고 있는가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어휘 난이도는 사용자가 서비스에 느끼는 거리감, 긴장감과 깊은 관련이 있다. 어려운 어휘나 긴 복문이 많은 경우, 이해하지 못하고 불편한 감정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정리할때는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생각하면 된다. 보통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 정도가 알고 있는 수준 (어휘 34,000~ 40,000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사용자층의 연령이 낮거나 아주 높다면 다시 고려해봐야된다. 나이대가 높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할때는 난이도 높은 저빈도어를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해도 큰 무리가 없다. 이 경우 숙련된 사용자층이 알 만한 용어는 굳이 순화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사용자를 편안하게 할 수 있다. 속도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숙련된 사용자에게는 적정 수준에서 해당 업계의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같은 맥락에서 서비스 문장은 너무 짧게만 쓰면 안된다. 또 길더라도 체계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구조화된 복문, 효율ㅈ거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매끄러운 문장이 오히려 더 환영받을 수 있다. 

 

3. 위트있는 표현들과 이모지 활용하기

분위기 환기나 재미를 위해 특수문자나 기호,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것. 텍스트 주변에 이모티콘을 추가해서 서비스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산뜻하고 가벼운 표현으로 사용자의 경계심을 완화해 UI가 제안하는 행동을 더 잘 따르고 받아드릴 수 있다. 

다만, 타깃 사용자가 해당 표현을 유머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사회문화적 맥락에 비추어보아 굉장히 보수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글 뿐만 아니라 이모티콘도 다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성이 크다. 

분명한 것은 최대한 사용자와 가깝게 가려는 목표를 갖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수많은 사용자 그 누구라도 불쾌하지 않을 정도의 부편적인 저지선이 어디인지를 예민하게 파악해야하며 절대 그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